
유언장에 주소를 안 쓰면 전부 무효입니다
자필 유언장은 다섯 가지를 모두 갖춰야 효력이 있습니다. 하나만 빠져도 없던 일이 되고, 실제로 그렇게 무효가 된 사건이 대법원까지 갔습니다.
이 글의 순서
부모님이 유언장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종이가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형식 요건이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내용이 아무리 명확해도 형식이 어긋나면 무효입니다.
다섯 가지가 전부 있어야 합니다
민법 제1066조는 자필증서 유언의 요건을 이렇게 정합니다. 유언자가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유언이 아닙니다. 각각에 대해 대법원 판단이 쌓여 있습니다.
전문 — 손으로 써야 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한 것, 타자기로 친 것, 다른 사람이 대신 쓴 것은 모두 무효입니다.
복사본도 안 됩니다. 원본이 있어야 합니다.
외국어나 속기문자로 쓴 것은 인정됩니다. 손으로 직접 썼다는 게 핵심이지 어떤 문자인지는 상관없습니다.
연월일 — ’일’까지 써야 합니다
“2026년 8월”까지만 쓰고 날짜를 안 쓰면 무효입니다. 대법원이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날짜가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유언할 당시 판단 능력이 있었는지를 따지는 기준이 되고, 유언장이 여러 장 나왔을 때 어느 것이 나중 것인지를 가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소 — 가장 많이 빠뜨립니다
주소를 안 쓰면 전부 무효입니다. 유언장에 주소를 쓴다는 발상 자체를 못 하는 분들이 많아 실제로 여기서 많이 깨집니다.
다만 주민등록상 주소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으로서 다른 장소와 구별될 정도면 된다고 봤습니다. “서울시” 정도로 뭉뚱그리면 부족하고, 동·번지 수준까지는 특정돼야 합니다.
봉투에 주소를 썼더라도 유언장과 하나로 볼 수 있으면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다투게 되니 본문에 쓰는 게 안전합니다.
날인 — 사인은 안 됩니다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서명만 하고 도장이 없으면 무효입니다.
인감도장일 필요는 없습니다. 막도장도 되고, 지문을 찍은 것도 유효하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
무효가 되면 어떻게 되나
유언이 없었던 것으로 처리됩니다. 그러면 법정상속분대로 나눕니다.
“큰아들에게 집을 주라”고 써 두셨어도 형제가 균등하게 나누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요.
다 갖춰도 검인을 받아야 합니다
자필 유언장을 발견하면 가정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유언장이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지를 법원이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검인은 유효성을 인정해 주는 절차가 아니라 현상을 기록하는 절차입니다. 검인을 받았다고 효력이 보장되지는 않고, 반대로 검인 없이 임의로 개봉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확실하게 하려면
금액이 크거나 상속인 사이에 갈등이 예상되면 공정증서 유언을 고려하세요. 공증인 앞에서 증인 두 명과 함께 작성합니다.
비용이 들지만 형식 요건으로 무효가 될 위험이 없고, 검인 절차도 필요 없습니다.
유언으로도 못 막는 것
한 사람에게 전부 주는 유언을 써도 다른 상속인에게 최소한의 몫이 보장됩니다. 유류분이라고 합니다.
유언장을 쓸 때 이 부분을 감안하지 않으면 사후에 유류분 반환 청구로 다시 다투게 됩니다.
유언장을 남길 계획이라면 숨은 금융자산과 상속세 공제도 함께 정리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면 유언장이 있어도 찾지를 못합니다.
부모님이 이미 유언장을 써 두셨다면, 다섯 가지가 다 들어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지금이면 고칠 수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본문의 금액·요율·기한은 2026년 8월 22일 기준으로 원문과 대조했습니다. 이후 개정 사항은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인에 대한 세무·법률·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신고나 신청 전에는 국세청·관할 지자체 등 소관 기관의 최신 공고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