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연금은 아무 때나 못 꺼냅니다 — 법으로 정해진 사유만
DB형은 아예 안 되고, DC형과 IRP만 정해진 사유에 한해 가능합니다. 전세보증금은 한 직장에서 딱 한 번뿐입니다.
목돈이 급한데 퇴직연금 계좌에 몇천만원이 들어 있습니다. 내 돈이니 꺼내 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 됩니다. 노후 재원이라 법으로 잠가 뒀습니다.
DB형은 아예 안 됩니다
먼저 본인 퇴직연금이 어느 유형인지 확인하세요.
DB형(확정급여형)은 중도인출 제도가 없습니다. 퇴직할 때 정해진 금액을 받는 구조라 미리 꺼낼 대상이 없습니다. 담보대출만 가능합니다.
DC형(확정기여형)과 IRP는 법에 정해진 사유에 한해 인출할 수 있습니다.
사유가 정해져 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4조입니다.
| 사유 | 조건 |
|---|---|
| 주택 구입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구입 |
| 전세금·임차보증금 | 무주택자가 주거 목적으로 부담, 1회 한정 |
| 요양 의료비 |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 연간 임금총액의 12.5% 초과 |
| 파산선고 | 신청일부터 역산해 5년 이내 |
| 개인회생 개시결정 | 신청일부터 역산해 5년 이내 |
| 천재지변 등 |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경우 |
이 목록에 없으면 안 됩니다. 자녀 학자금, 결혼, 사업 자금, 다른 빚 상환은 사유가 아닙니다.
걸리기 쉬운 조건들
전세보증금은 한 사업장에서 1회뿐입니다. 이직하면 다시 쓸 수 있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는 두 번 못 씁니다. 급하다고 먼저 써 버리면 나중에 진짜 필요할 때 막힙니다.
무주택 여부는 세대 기준으로 봅니다. 배우자 명의 집이 있으면 무주택자가 아닙니다.
의료비 문턱이 낮지 않습니다. 연봉 5,000만원이면 12.5%가 625만원입니다. 그 금액을 넘게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있어야 하고요.
대상은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부양가족도 포함됩니다.
세금이 붙습니다
꺼내면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DC형 중도인출은 퇴직소득세가 부과됩니다. 근속연수와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데, 퇴직소득세 구조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유리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중간에 꺼내면 그 이점이 줄어듭니다.
IRP는 인출 사유에 따라 갈립니다. 6개월 이상 요양, 파산, 개인회생, 천재지변처럼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되면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그 밖의 사유로 해지하면 기타소득세 16.5%가 붙습니다.
세액은 계좌에 쌓인 재원의 성격(퇴직금인지 본인 납입금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금융사에 미리 계산을 요청하세요.
담보대출이라는 선택지
인출 대신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적립금의 50% 한도입니다.
사유는 중도인출과 비슷하게 제한되지만, DB형도 가능하고 계좌를 헐지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세금 문제도 안 생깁니다.
이자는 내야 하지만, 퇴직소득세를 내고 꺼내는 것과 비교해 보시면 됩니다.
신청
가입한 금융회사(퇴직연금사업자)에 신청합니다. 회사 인사팀을 거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유별로 증빙이 다릅니다.
- 주택 구입 — 매매계약서, 등기부등본, 주민등록등본
- 전세 — 임대차계약서, 주민등록등본
- 의료비 — 진단서(요양 기간 명시), 영수증
- 파산·개인회생 — 법원 결정문
주택 구입은 잔금일 전후 일정 기간 안에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확인하세요.
꺼내기 전에
퇴직연금은 한 번 빼면 복구가 안 됩니다. 다시 넣을 수 없습니다.
이 순서로 검토하고, 그래도 안 되면 그때 인출하시는 게 맞습니다.
본인 계좌가 DB인지 DC인지, 얼마가 쌓여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회사 인사팀이나 가입 금융사에서 조회됩니다.
통합연금포털에서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연금을 한 번에 볼 수도 있습니다.
참고한 자료
본문의 금액·요율·기한은 2026년 9월 7일 기준으로 원문과 대조했습니다. 이후 개정 사항은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인에 대한 세무·법률·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신고나 신청 전에는 국세청·관할 지자체 등 소관 기관의 최신 공고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