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퇴직연금이 DB형인지 DC형인지 모르면 손해 볼 수 있습니다
운용 주체가 다르고, 바꿀 수 있는 방향이 한쪽뿐입니다. 특히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은 따져 봐야 합니다.
“우리 회사 퇴직연금 DB야, DC야?”
이 질문에 바로 답하는 직장인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입사할 때 서류에 사인은 했는데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죠.
그런데 이게 나중에 받는 돈을 꽤 크게 바꿉니다.
차이는 딱 하나입니다
누가 굴리느냐입니다.
DB형(확정급여형) — 회사가 굴립니다. 내가 받을 금액은 미리 정해져 있어요.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입니다. 퇴직금과 같은 계산이죠. 회사가 투자해서 벌든 잃든 내가 받는 돈은 안 바뀝니다.
DC형(확정기여형) — 회사는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내 계좌에 넣어 주고 끝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내가 굴립니다. 잘 굴리면 더 받고, 못 굴리면 덜 받습니다.
| DB형 | DC형 | |
|---|---|---|
| 운용 주체 | 회사 | 근로자 |
| 운용 손익 | 회사 몫 | 내 몫 |
| 금액 기준 | 퇴직 직전 평균임금 | 매년 쌓은 적립금 |
| 유리한 조건 | 임금상승률이 높을 때 | 운용수익률이 높을 때 |
어느 쪽이 나은가
내 연봉이 오르는 속도와 시장 수익률 중 뭐가 빠르냐. 여기서 갈립니다.
호봉제로 매년 꼬박꼬박 오르고 정년까지 다닐 회사라면 DB형이 유리합니다. 마지막 연봉이 계속 높아지니까 그걸 근속연수만큼 곱한 금액이 커지거든요.
반대로 연봉이 몇 년째 제자리이거나, 이직이 잦거나, 성과급 비중이 큰 구조라면 DC형 쪽이 낫습니다.
임금피크제가 함정입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DB형은 퇴직 직전 평균임금으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면 연봉이 깎이죠. 25년을 다녔는데 마지막 3년 임금이 30% 줄었다면, 그 줄어든 임금으로 25년치가 전부 다시 계산됩니다.
25년을 쌓아 놓고 마지막에 3분의 1을 날리는 셈입니다.
그래서 임금피크제 진입이 예정돼 있다면 그 전에 DC형 전환을 검토해야 합니다. DC형으로 바꾸는 순간 그때까지의 적립금이 확정되니까, 이후에 임금이 깎여도 이미 쌓인 돈은 안 건드립니다.
그리고 이건 되돌릴 수 없습니다. DB에서 DC로는 갈 수 있는데, DC에서 DB로는 못 돌아옵니다. 그래서 전환 결정은 신중해야 하고, 동시에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됩니다.
회사가 알아서 안내해 주지 않습니다. 인사팀에 먼저 물어보세요.
DC형이면 방치가 제일 손해입니다
DC형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예금성 상품에 그대로 있거나, 만기 이후 대기성 자금으로 빠져서 사실상 0%대로 굴러갑니다.
이걸 막으려고 만든 게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입니다. 2022년에 도입돼서 2023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됐어요. 운용 지시를 안 하면 미리 지정해 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됩니다.
그런데 디폴트옵션에도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 DC형과 IRP만 해당됩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하니까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 디폴트옵션도 본인이 상품을 지정해 놔야 작동합니다. 지정 자체를 안 해 뒀으면 여전히 방치 상태입니다.
지정해 뒀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면 그게 확인 신호입니다.
내 유형 확인하는 법
가장 확실한 건 인사팀이나 총무팀에 묻는 겁니다. 회사가 어느 제도를 도입했는지는 취업규칙이나 퇴직연금 규약에 적혀 있습니다.
한 회사가 DB와 DC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직원이 고르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입사 때 선택한 걸 잊고 지내다 퇴직 직전에 알게 되는 일이 흔합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본인 명의 퇴직연금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할 수도 있습니다. 조회는 무료입니다.
DB형이면 사실 신경 쓸 게 별로 없습니다. 임금피크제 들어가기 전에 한 번만 따져 보면 됩니다.
DC형이면 다릅니다. 내 돈을 내가 굴리는 구조인데 지금까지 한 번도 안 들여다봤다면, 오늘 잔고와 상품 구성부터 확인해 보세요. 20년 뒤에 받을 돈이 거기서 갈립니다.
참고한 자료
본문의 금액·요율·기한은 2026년 8월 7일 기준으로 원문과 대조했습니다. 이후 개정 사항은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인에 대한 세무·법률·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신고나 신청 전에는 국세청·관할 지자체 등 소관 기관의 최신 공고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