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계약, 잔금 치르는 날 저녁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그 하루 사이에 집주인이 대출을 받으면 순위가 밀립니다.
전세 계약에서 사고가 나는 지점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계약 전과 잔금일에 몰려 있어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마지막 안전장치입니다. 그 앞에 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계약 전 — 등기부등본
인터넷등기소에서 700원이면 뗍니다. 부동산에서 준 걸 믿지 마시고 본인이 직접, 계약 당일에 떼세요. 며칠 전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등기부는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각 봐야 할 게 다릅니다.
갑구 — 소유자가 누구인지. 계약하러 나온 사람과 이름이 같아야 합니다. 대리인이라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확인하세요. 가압류나 가처분이 있으면 그 집은 피하는 게 맞습니다.
을구 — 근저당권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여기가 핵심입니다.
표제부 — 주소와 동·호수가 계약서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특히 다가구주택은 호수 표기가 실제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까지 안전한가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근저당이 먼저 배당받고 남은 걸로 보증금을 돌려받습니다. 그래서 이 계산을 해야 합니다.
근저당 채권최고액 + 내 보증금 ≤ 집값의 70~80%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금의 110~130%로 잡혀 있습니다. 등기부에 적힌 숫자 그대로 계산하세요.
다가구주택이라면 먼저 들어온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도 더해야 합니다. 집주인에게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안 보여 주면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계약할 때 — 특약
계약서에 넣어 두면 좋은 문구들입니다.
- 잔금일 다음 날까지 등기부에 새로운 권리 설정을 하지 않는다. 위반 시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를 배상한다.
- 임대인은 국세·지방세 완납 증명서를 잔금일에 제출한다.
- 계약일 현재 등기부 상태와 다른 사실이 있으면 계약은 무효로 한다.
첫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이유는 바로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잔금일 — 하루의 공백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전입신고를 하면 대항력이 생기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이 둘이 있어야 보증금을 지킬 수 있어요.
그런데 대항력은 전입신고를 한 날이 아니라 그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반면 집주인이 그날 대출을 받아 근저당을 설정하면 그건 당일 즉시 효력이 생깁니다.
무슨 뜻이냐면, 잔금을 받은 집주인이 그날 오후에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아 버리면 근저당이 내 대항력보다 앞서게 됩니다. 순위가 밀리는 거예요.
실제로 이런 방식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특약에 “잔금일 다음 날까지 권리 설정 금지”를 넣는 겁니다.
잔금일에 할 순서
- 잔금 치르기 전에 등기부를 다시 한 번 뗍니다. 계약 후 잔금까지 몇 달 사이에 근저당이 생겼을 수 있습니다.
- 이상 없으면 잔금을 냅니다.
- 당일에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 + 확정일자를 받습니다. 정부24로도 됩니다.
- 이사와 점유를 시작합니다.
전입신고를 하루라도 미루면 그만큼 무방비 상태가 길어집니다. 짐이 안 들어왔어도 신고부터 하세요.
소액이면 최우선으로 받습니다
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세입자는 근저당보다 앞서서 일정액을 먼저 받습니다. 최우선변제권입니다.
| 지역 | 보증금이 이 이하일 때 | 먼저 받는 금액 |
|---|---|---|
| 서울특별시 | 1억 6,500만원 | 5,500만원 |
| 과밀억제권역·세종·용인·화성·김포 | 1억 4,500만원 | 4,800만원 |
| 광역시·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 8,500만원 | 2,800만원 |
| 그 밖의 지역 | 7,500만원 | 2,500만원 |
전액이 아니라 표에 적힌 금액까지만입니다. 그리고 이 금액도 집값의 2분의 1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해당하려면 경매개시결정 전에 전입신고와 점유를 마쳐야 합니다. 결국 잔금일에 바로 하라는 얘기로 돌아옵니다.
계약 기간 중에도
전입신고를 유지하세요. 잠깐 다른 곳으로 주소를 옮기면 대항력이 사라집니다. 회사 기숙사나 부모님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집주인이 바뀌면 새 주인이 임대인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계약서를 다시 쓸 필요는 없지만, 등기부를 떼서 확인해 두세요.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갱신이나 퇴거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아무 말 없이 지나가면 같은 조건으로 자동 갱신됩니다.
전세는 큰돈이 한 번에 움직이는 거래인데, 정작 확인 절차는 대부분 몇천원과 몇 시간이면 끝납니다.
등기부 700원, 확정일자 600원입니다. 아끼지 마세요.
참고한 자료
본문의 금액·요율·기한은 2026년 8월 9일 기준으로 원문과 대조했습니다. 이후 개정 사항은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인에 대한 세무·법률·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신고나 신청 전에는 국세청·관할 지자체 등 소관 기관의 최신 공고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